올해 88세 할아버지는 잠잘 시간이면 어김없이 주사를 놔달라고 하신다. 그래야만 잠자리에 드시는 분이다. 병원에는 이런 환자에게 주는 특효약이 있다. 증류수 주사(placebo), 흔히 말하는 맹물주사다. 저녁 근무조는 아예 맹물주사 명단을 갖고 있다.
요양병원 생활 1년은 매일 울고 웃는 사건의 연속이었다. 깔깔거리며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너스레를 떨기도 하지만 스멀스멀 올라오는 뜨거운 슬픔들이 가슴을 메게 하기도 한다.
100세 시대라고 한다. 우리 병원에 실제로 100살이 넘은 할머니가 계시다. 스물다섯에 과부가 되어 야채 장사며 연탄 장사 등 안 해본 장사가 없다고 하신다. 그렇게 키운 아들에 대한 자랑이 할머니의 일과이셨다. 칠순을 넘긴 며느리가 봉양하기 버거웠던지 할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셨다. 그런데 요즘 그 어른이 우울증에 빠지셨다. 말이 없다. "아들이 보고 싶다. 손자 녀석들을 내가 키웠는데 보고 싶다." 멍한 얼굴로 눈물을 흘리신다. 늘 자식이나 손자 걱정을 하는 할아버지·할머니들이지만 가족들은 한 해만 지나면 찾아오는 빈도가 줄어드는 게 이곳의 현실이다. 우리는 과연 '100세'를 맞이할 준비가 돼 있는 것일까.
아침에 '치매 백신'이 2~3년 내에 나올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치료제 효능도 있다니 어쩌면 우리 요양병원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좋아지실 것 같기도 하다. 마치 기적같이 느껴지는 일이다. 그러나 실제 연구가 성공할지, 성공하더라도 약이 시판될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때까지 우리 요양병원 할머니·할아버지들에겐 맹물주사뿐이어야 하나.
이곳에서 일하며 어느 시인처럼 '인생은 즐거운 소풍일까'라고 되묻곤 한다. 영원히 답을 찾지 못할 것 같다. 그저 오늘도 최선을 다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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