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 10명 중 4명은 배우자의 돌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딸, 아들, 며느리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치매 어르신을 돌보고 있는 가족 36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 치매 어르신 관리 현황’을 조사, 이 같은 내용의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치매 어르신의 중증도(최경도→경도→중등도→중증 순)를 보면 경도 치매가 44.5%로 가장 많았고, 중등도 20.7%, 최경도 19.5%, 중증 15.3% 순으로 조사됐다. 치매 유형은 알츠하이머 치매가 60.8%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혈관성 치매, 기타, 혼합형 치매가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여자가 66.1%로 남자 33.9%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고, 평균연령은 80.8세로 집계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치매 어르신을 주로 돌보고 있는 가족은 배우자가 3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딸(23.6%), 아들(14.6%), 며느리(12.9%)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중 55%는 교대할 사람이 없어 혼자서 치매 어르신을 돌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이 치매 어르신을 돌보는 시간은 하루 평균 9시간이었고, 52%는 월평균 가구 소득 대비 조호비용이 ‘부담스러운 편’이라고 응답했다.
 |
치매 어르신 가족 돌봄 실태 (자료: 서울시) | |
서울시 관계자는 “치매 가족 중 상당수가 환자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거나 사회 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며 “경제적 어려움과 심리적 부담감, 우울 증상, 건강관리 기회 감소 등의 문제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치매 어르신을 돌보는 가족의 건강상태도 35.4%가 ‘매우 나쁘다’ 또는 ‘나쁜 편이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치매 어르신을 돌보는 가족의 부양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맞춤형 통합 가족 프로그램 ‘희망 다이어리’를 확대하고, 등급 외 경증 치매노인 돌봄을 위한 ‘기억키움학교’를 종전 5개소에서 10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치매 가족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신개념 공공 노인 요양원 3개소를 설치하고, 데이케어센터를 종전 248개소에서 268개소로 확대한다. 아울러 돌봄 종사자 종합지원센터를 추가로 설치하고, 어르신 돌봄 가족 휴가제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강종필 서울시 복지건강본부장은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뿐 아니라 돌봄 가족을 위한 대책 마련에도 고심하겠다”며 “치매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현재 11만 1677명의 치매 어르신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서울시 치매관리사업 시스템에 등록·관리되고 있는 어르신은 작년 말 기준 4만 266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