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비만과 치매 상관관계 연구 내장지방, 뇌졸중·치매 위험 높여… 인지 기능 맡은 부분도 영향 있어
뱃살이 많은 '올챙이 배'를 가진 사람은 치매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대 신경과 수다 세샤드리(Seshadri) 박사팀은 평균 60세 성인 733명을 대상으로 복부 비만과 치매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MRI로 뇌 크기를 측정하고, CT 촬영으로 복부 지방을 쟀다. 또 이들의 체질량지수(BMI), 허리와 엉덩이 비율, 허리 둘레 등도 측정해 비교 연구한 결과, 배 속 내장 지방이 많을수록 뇌 전체 용량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하지방의 양이나 몸무게 자체는 뇌 용량과는 상관관계가 없었다. 연구팀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복부 내장 지방은 심장 질환이나 뇌졸중뿐 아니라 치매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뱃살이 많은 사람은 뇌 용량이 상대적으로 작아 치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 내장 지방이 쌓이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당뇨 위험이 커지고, 뇌 위축을 일으키게 된다. 연구팀은 비만이 인체 내 염증 유발 원인으로 작용하고, 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았다.
이런 연구 결과는 국내에서도 나왔다. 삼성서울병원과 연세대 예방의학과가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를 찾은 성인 남녀 1777명을 대상으로 공동 연구한 결과, 복부 비만이 뇌의 가장 겉 부분으로 인지 기능을 맡는 대뇌피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허리와 엉덩이 둘레가 같거나 허리 둘레가 더 클수록 즉 복부 비만이 심할수록 대뇌피질 두께가 얇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남성일수록 크게 나타났다. 여성은 복부 비만과 대뇌피질의 두께 사이 연관성이 없었다.
치매를 예방하는 데 좋은 것 중 하나는 활발한 신체 활동이다. 적절한 운동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성인병뿐 아니라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배가 불뚝 튀어나오고 팔·다리는 마른 '거미형' 체형을 가진 사람일수록, 몸과 뇌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허리 둘레를 줄이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