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입동이 지났다. 겨울 초입으로 들어섰다는 말이다. 나무들은 어느새 겨울 준비를 하느라 곱게 물든 잎들을 하나 둘씩 떨어뜨리기 시작한 지 오래다. 자연이 우리에게 이제 김장을 시작하고 겨우살이를 준비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주고 있는 것이다. 온실에서 길러내는 채소며 과일들이 사시사철 지천으로 넘쳐나는 세상이 되기는 했으나, 역시 제철의 것이라야 제대로 향미(香味)도 나고 영양가도 높아지는 법이다.
이때쯤부터 공기는 건조해지고 일교차가 커져 자칫하다가는 감기로 고생하기 십상이다. 설상가상으로 본격적인 추위가 오기 전에 찬 기운을 맞을 준비가 덜 된 우리 몸은 면역력이 약해져서, 더욱 피로를 쉽게 느끼고 혹여 감기에라도 걸릴라 치면 쉽게 떨칠 수 없는 상태로 빠지기 쉽다. 피로를 물리치고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먹거리를 찾아보자.
겨우내 우리의 식탁을 책임져줄 먹거리의 첫째는 뭐니 뭐니 해도 김장 김치이다. 지방 마다 또는 가정마다 김치를 담그는 법은 다르겠으나 고추, 파, 마늘 그리고 생강과 같은 향신료는 배합 비율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기본 재료이다. 그 가운데 생강은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와 인도를 포함한 동양권에서 사랑 받아온 향신료다.
음식의 감칠맛과 향을 더해주는 생강은 예로부터 약재로도 사용되어 왔는데 경험적으로 감기 기운을 물리쳐주고 배탈의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많은 임상연구에서 생강은 첫째, 비만과 당뇨, 심장병의 위험도를 낮추고 전반적인 사망률을 감소시켜주고 있음이 밝혀졌다. 생강에 함유되어 있는 페놀성분 때문인데 이는 위장관 기능을 안정시켜주고 임신에 의한 오심 구토를 완화해주며 통증을 경감시키는 효과도 있다. 둘째, 생강은 매우 강한 항염증 작용과 항산화 효과를 나타내는 진저롤(gingerol)이라는 성분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어 노화와 관련되어 나타나는 여러 가지 퇴행성 질환, 예를 들자면 관절염, 황반변성,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예방 효과가 탁월하다.
마지막으로, 생강은 체온을 상승시켜 건강한 땀을 배출하게 하는데 여기에는 더미씨딘(dermicidin)이라는 강력한 살균효과를 가진 물질이 존재해 피부에서 각종 세균이 번식하는 것을 막아준다.
이런 생강과 함께 면역력을 높여주는 식재료 중의 또 하나가 바로 계피이다. 계피는 후추, 정향과 함께 세계 3대 향신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 그 독특한 향은 시남알데하이드(Cinnamaldehyde)라는 성분 때문이다. 계피는 생강과 유사하게 위장강화효과, 살균효과, 감기치료, 생리통 완화 등을 나타내는데 최근에는 이런 고전적 효과를 뛰어 넘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들이 우리를 놀라게 한다. PLos ONE이라는 저명한 과학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계피가 실험 대상 생물의 수명을 14.5% 연장시켰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계피의 주성분이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아밀로이드 생성을 억제하고 신경세포를 사멸시키는 타우 단백질의 엉킴을 방해하는 것이 밝혀졌다. 이와 같은 사실은 계피의 유효 성분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2010년 5월 Journal of Diabetes Science and Technology에 발표된 리챠드 앤더슨 박사팀의 연구에 의하면 계피는 인슐린저항성을 개선시켜 제 2형 당뇨와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겨울이 깊어지기 전에 생강과 계피를 우려낸, 따뜻한 차한잔으로 면역력을 회복시키고 감기와는 담을 쌓아보자. 더구나 생명을 연장해주며 당뇨와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할 수있는 성분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꾸준히 복용하여 치매 걱정 없이 건강한 노년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볼 일이다. 우리 몸의 면역력도 높이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한설희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
기사원문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316799&code=14130000&cp=nv,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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