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뭘 봤더라’ 건망증 ‘영화를 봤었나’ 치매
[일요신문] ‘가만, 저 여배우 이름이 뭐였더라?’ ‘내가 지갑을 어디다 뒀었지?’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깜박하는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건망증이 심해질 경우 ‘혹시 치매가 아닐까’라는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인간의 뇌 무게는 태어날 때 400g 정도지만 20세에 이르면 남자는 1400g, 여자는 1250g으로 증가한다. 이후에는 부피가 천천히 줄어드는데, 특히 기억과 판단 기능을 관장하는 대뇌의 전두엽과 측두엽이 위축된다. 그 결과 뇌 신경세포가 하루에 10만 개씩 줄어든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예전만 같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다. 그렇다면 노화에 의한 단순한 건망증인지 아니면 치매 초기 증상인지 어떻게 구분할까. 이와 관련, 일본 주간지 <주간포스트>는 최근호를 통해 치매와 건망증의 차이를 상황별로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 아니다.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자면, 치매는 발병하기 15~20년 전부터 징조를 보이기 시작한다. 즉 70세에 치매가 왔다면, 50대부터 ‘치매의 싹’이 자라고 있었다는 의미다.
전체 치매의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는 주로 측두엽에 위치한 ‘해마’라는 기억 저장고에 손상이 생겨 기억이 상실되고, 진행되면 대뇌피질까지도 침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초기 치매 증상으로 의심해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기억력 감퇴다. 다만 노화로 인한 기억장애, 이른바 건망증과는 완전히 별개로 구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며칠 전에 본 영화 제목이 생각나지 않으면 단순한 건망증이다. 그런데 영화관에 갔던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면 치매라고 볼 수 있다. 건망증은 기억이 나지 않더라도 자신이 무엇을 잊어버렸는지 알지만, 치매는 자신의 기억력이 상실되었음을 알지 못하는 병이기 때문이다.
또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기억나지 않던 부분이 떠오르는 데 반해 치매는 그렇지 못하다. 심지어 치매는 중요한 일이나 약속 전체를 아예 잊어버려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한다. 둘 다 기억을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한쪽은 노화현상, 다른 한쪽은 병으로 나뉘는 것이다. 대체 그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치매와 건망증의 경계선은 기억을 저장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명확해진다. 기억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정보의 등록→저장→인출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건망증은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인출에 장애가 일어나는 것이다. 반면 치매는 신경조직의 손상으로 인해 기억을 저장하는 과정 자체가 망가져 문제가 생긴 경우다. 좀 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차이점을 확실히 알아보자.
출처 = 주간포스트
# 어제 저녁은 뭘 먹었지?
기억의 3단계 중 저장된 정보를 불러들이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발생한다. 뭘 먹었는지에 대한 기억이 정말로 뇌 안에서 사라진 건 아니다. 단지 일종의 인출 장애로 떠올리지 못하는 것뿐이다. 다시 말해 건망증이다.
# 어제 저녁은 누구와 먹었지?
‘뭘 먹었지?’와 마찬가지로 단순히 건망증으로 여기기 쉽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메뉴를 잊었을 때와 달리 누군가와 함께 식사를 했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령,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외식이었다고 하자. 특별한 저녁식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대를 잊고 있다면 건망증이 아닌 치매를 의심해봐야 한다.
# 다니는 병원의 진찰권을 자주 깜박한다.
흔히 사람은 동시에 두 가지 행동을 취할 때 하나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지갑에 진찰권을 빠트리는 것은 한정된 시간 내 병원에 갈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개를 동시에 처리할 때 일어나는 과부하, 즉 건망증이다.
# 다니는 병원의 통원일을 자주 착각한다.
요일이나 날짜를 자주 착각하는 건 치매일 위험이 높다. 정상인은 시간과 공간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지남력’을 갖고 있는데, 예를 들면 “오늘은 월요일. 한 주가 새롭게 시작된다”라든지 “나는 지금 A시에 살고 있다” 등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파악되는 능력을 말한다. 그러나 치매에 걸리면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혹은 지금이 무슨 계절인지 모르게 되어 자주 날짜를 착각한다. 요컨대 오랜 습관이었던 통원일을 착각하는 사람은 치매 증상 중 하나인 지남력 장애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 지갑을 어디에 뒀더라?
어딘가에 분명 뒀는데, 장소가 생각나지 않는다. 이것은 노화가 원인인 건망증이다. 하지만 지갑을 어딘가에 둔 사실을 잊고, 그것을 ‘누군가가 훔쳐갔다’며 남의 탓으로 돌리는 건 ‘도둑 망상’으로 치매 초기에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이다. 이는 경험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데다가 본인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자각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백화점 주차장에 차를 세울 때.
크게 두 가지 사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는 백화점 주차장에서 차 세워둔 곳을 잊어버려 헤맨다. 둘째는 주차 시 흰 선 밖에 차를 댄다. 전자는 중년이 되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건망증이다. 그러나 후자는 치매 증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시공간 인지’ 기능 저하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가 인파 속에서 길을 걸을 때 다른 사람과 부딪히지 않는 것은 시공간 인지기능 덕분이다. 치매환자는 이러한 시공간 능력이 저하돼 공간적인 감각을 상실한다. 운전에 비유하자면 차체 폭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는 것이다. 또한 텔레비전 리모컨을 조작할 수 없게 된 경우도 시공간 인지기능 저하를 의심해봐야 한다.
기사원문 - http://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155889#close_kova, 일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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